울 아 빠 울 아 빠 울 아빠는 만능입니다 내가 장난감을 망가뜨리면 무엇이든지 고쳐 줍니다 인형이랑, 총이랑, 로봇이랑, 소꼽놀이랑... 나는 한영이에게 자랑합니다 우리 아빠는 장난감을 꽁짜로 고쳐 준다고 울 아빠는 요술쟁이입니다 쪽문 안에 살고 있는 마귀할멈과 얘기도 나눈대요. 마귀할.. 푸른하늘의 종이비행기(시집) 2009.12.11
하늘 하 늘 저녁놀 긴 그림자를 드리울 때 울타리에 걸린 호박만한 햇덩이가 하늘이 얼굴 손바닥 같은 단풍잎을 주우러 간다더니 흙먼지로 분장을 하고 서투른 유행곡을 어설피 부를 때 아직 덜 떨어진 코감기가 장단을 맞춘다 콧물과 초콜릿으로 입가를 물들이고 엄마의 젖가슴을 파고드는 .. 푸른하늘의 종이비행기(시집) 2009.12.11
가을이 갈 때 가을이 갈 때 볼 애는 바람 불 때 소스라치는 이파리 오색 빛 자랑하듯 하늘을 춤춘다 들국화 향기조차 날선 바람에 산산이 조각나 무서리에 흩날리는 꽃잎 곱게 단장한 이 계절도 모진 첫 겨울에 주저앉아 다시 올 그날을 위하여 한 줌의 재로 조용히 땅 위에 눞는다 푸른하늘의 종이비행기(시집) 2009.11.25
낙엽을 태우며 낙엽을 태우며 깊어 가는 가을의 끝자락 소중했던 만남의 기억 인연의 끈으로 꽁꽁 묶어 놓은 이야기 보따리 깊이 간직한 마음 열어 되짚어 보는 지난 시간 쌓여가는 가을 날의 빛바랜 시간 낙엽 하나 하나에 엮어 놓고 고이고이 갈무리해 쌓은 가슴 맑은 보랏빛 들국화 앞에서 푸르디 푸.. 푸른하늘의 종이비행기(시집) 2009.11.16
가을 단상 가을단상 여름을 뜨덥게 살랐던 태양은 햇살 담은 바람이 되어 가을을 넉넉히 살찌우고 여름날 추억을 알알이 담아 터질 것 같이 영글은 포도알은 달콤한 향기로 가득 채웠다 끝없는 코스모스 들판을 마음껏 우롱하는 고추잠자리가 푸른하늘을 유영하듯 수를 놓는다 기어이 보내는 여름이 서러워 목놓아 울던 구슬픈 풀벌레 소리가 겨울을 더욱 재촉한다. 푸른하늘의 종이비행기(시집) 2008.09.12
허수아비 2 허수아비 2 찾아오는 이 없고 알아주는 이 없는 끝없는 들판에 홀로서서 낮에는 바람소리와 대화하고 별밤에는 풀벌레 수다로 지새우며 비 내리는 서러운 날이면 개구리가 달래주는 합창으로 온전히 지켜온 나날들 이제는 닳고 부스러져 껍질만 앙상히 남았어도 마음 쉴 곳 넉넉한 가객 .. 푸른하늘의 종이비행기(시집) 2008.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