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 가고 싶다

그곳에 가고 싶다 (김포 대명포구편)

서울의푸른하늘 2012. 5. 3. 15:17

 

그곳에 가고 싶다 (김포 대명포구편)

 

    장애인들에게 있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도 어디를 어떻게 가야할지 갈 곳을 모르거나 큰 맘 먹고 가봐야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턱과 계단으로 하여금 장애인을 위한 배려는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다.

    대부분의 건축물은 수용공간을 넓히기 위해 좁은 통로와 협소한 화장실에 형식적인 장애인시설을 해놓았기에 이용이 불가한 시설물은 장애인들에게는 차라리 적이다.

   그래서 외부나들이가 얼마나 어려운지 당사자 아니면 그 고통을 알길이 없다.

   또한 누구에겐가 도움이라도 청할라 싶으면 필요이상의 시선과 관심들로 장애인들은 더욱 곤혹을 느낀다.

 

   필자를 통하여 비교적 장애인의 접근이 편한 시설과 볼만한 곳을 소개를 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갈 수 있는 곳을 매달 한군데 씩 소개하고자 한다.

  아무쪼록 여러분의 여행과 드라이브 코스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대명포구 

수산물이 살아 숨 쉬는 작은 항

 

 

    찌들은 흙먼지와 도시의 검은 매연으로 앙상하던 가로수의 나뭇가지가 어느새 봄기운으로 새순이 오르는가 싶더니, 신록이 푸르고 초여름의 날씨를 넘어섰다.

    길섶의 햇살 좋은 곳에서는 민들레 씨앗이 벌써 홀씨 되어 바람결에 흩날린다.

    이 계절에 초목들의 여리디 여린 연록의 어린순을 가득 모아 찬밥에 된장으로 보쌈을 하여 입 안 가득 그 향취를 느끼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햇살 가득한 계절이 되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이 마음을 흔드는 것은 늙으나 젊으나 같은 모양이다.

    요즘은 어디로 가면 좋을지 매일 장애인들의 전화 문의가 성화를 한다.

    그래서 서울 수도권에서 복잡하지 않고 자동차로 1시간 내외면 닿을 수 있는 작은 항구인 대명포구를 소개할까 한다.

 

   대명포구는 김포 한강하구와 서해안 바다와 연결되어있는 작은 포구이다.

    작은 배들이 근해를 오가며 매일 잡은 싱싱한 활어들이 수시로 들어와 어장에는 풍성하게 활기가 넘친다.

    또한 사람들로부터 그리 알려지지 않아 장애인들이 바다경치와 비릿한 생선 내음을 느끼기엔 제격이다.

    최근 선착장을 증축하였고 넓은 주차장과 주변편의 시설로 장애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급경사와 계단이 없는 것이 우선 장애인들에게는 매력적이다.

    아울러 잘 갖추어진 야외 휴게 공간에서 자연의 바람을 맞으며 그날 잡은 활어를 싼값에 그리고 즉석에서 선도 높은 회를 즐길 수 있다.

 

 

 

 

잘 갖추어진 장애인 편의시설과 넓은 주차공간

 

    특히 지역에서 잡히지 않는 수산물이 아니면 판매가 되지 않는 어시장에는 강화에서 잡힌 대표적 수산물인 밴댕이젓과 새우젓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요즘 참숭어가 한창이라 제 맛을 자랑한다.

    어시장 곳곳의 수산시장이 문이 닫혀있기에 궁금해 주변 상인에게 물었더니, 가게마다 배를 가지고 있어 자신이 잡은 고깃배가 들어오면 비로소 문을 열고 판매를 한단다.

    실예로 인천에서 가까운 유명한 ㅇㅇ포구만 해도 버젓이 수입생선과 수입어패류를 판매한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인근에는 국방유적지인 덕포진과 몽골의 침입을 피해 강화도로 피난길에 오른 왕과 신하들을 위해 물길을 안내하다 오해로 목숨을 잃은 뱃사공 손돌의 사연의 깃든 손돌묘도 둘러볼 수 있어 드라이브와 역사 답사기행을 겸한 당일 가족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대명포구

 

 

 

 

  강물 같은 염하(鹽河)를 사이에 두고 강화도와 마주 보고 있는 대명포구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삶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어촌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정확히 언제 생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곳에는 포구와 함께 김포 앞바다에서 바로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어판장이 오래전부터 형성돼 있다. 

    밀물시간 대명포구는 잡은 물고기를 배에서 내리는 어부들과 상인들의 손길이 바빠진다. 

    하늘에선 만선의 깃발을 꽂고 바다에서 포구로 향하는 배를 따라 멀리 날아 온 갈매기들이 낮게 날며 끼룩 끼룩잡아온 고기들의 하역을 재촉한다. 

    포구 바로 옆 길게 늘어선 어판장 광주리에는 포구에서 실어 나른 펄펄 뛰는 숭어와 삼식이, 주꾸미, 망둥이 등의 싱싱한 횟감용 활어들이 그득히 담겨 있고 어시장 풍물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어판장을 벗어나면 자기 소유의 고깃배 이름을 상호로 내건 20여 곳의 횟집이 저마다 계절의 독특한 별미를 맛보기 위해 포구를 찾는 관광객을 유혹한다.

 

 

 

 

어판장 내부

 

 

삼식이와 숭어

    대명포구의 별미는 쫄깃쫄깃 살이 차진 참숭어 회다. 

    매년 2~5월경 이맘때면 김포 앞바다에는 한강과 임진강으로 숭어들이 몰려든다. 

    김포 앞바다는 강화도와 김포평야 사이에 끼인 좁은 해협으로, 최적의 자연조건으로 만들어진 갯벌이 발달해 먹잇감이 풍부해 월동기를 이곳에서 지낸 최고의 맛이든 숭어가 만들어진다.

    이때 잡은 숭어는 적당히 기름기가 올라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쫄깃해 대명포구에서는 이를 참숭어라고 한다.

    여름에서 잡히는 개숭어와 구별하기 위해서다. 

 

 

 

겨울과 봄철의 별미 숭어 모치. 필자가 갔을 때에는 1팩에 5천 원씩 팔고 있었다.

 

 

    이 때문에 대명포구 사람들은 `봄 도다리', `가을 전어'`겨울 참숭어'를 추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참숭어는 어획량에 따라 다르지만 11만원 남짓할 정도로 저렴하다.

    필자가 취재 가던 날에는 즉석에서 썰어 1팩에 5천원에 팔고 있었다. 

    흔히 맛보기 어려운 덜 자란 숭어새끼 동어도 대명포구에서 맛볼 수 있는 겨울과 봄의 별미이다.

    동어는 석쇠에 올려놓고 굵은 소금을 뿌려가며 구워 김치와 함께 먹는 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멸치보다 조금 커 한 입에 쏙 들어오고 내장까지 모두 먹는다. 

 

 

 

 삼식이

 

 

 

  아귀보다 더 못난 삼식이(일명 : 삼숙이)도 참숭어 못지않은 대명포구의 별미다. 

    삼식이는 머리는 울퉁불퉁하고 겉모양은 쑤기미와 비슷하지만 등지느러미 가시가 강하지 않고 독이 없다.

    동물성 플랑크톤은 물론 볼락 새끼와 같은 다른 어류의 새끼들을 잡아먹는 삼식이는 회나 탕으로 먹는데, 회 맛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쫄깃해 우럭과 광어보다 더 높게 평가 받는다.

    바닷바람에 언 몸을 녹여주는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삼식이 매운탕도 회 맛 못지않다. 

    요즘의 주꾸미도 미식가의 입맛을 당기기에 충분하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 먹으면 오징어보다 쫄깃하고 낙지보다도 연한 살맛이 입안에 붙는다.

    머리도 통째로 먹는데 먹물은 혈액순환과 눈에 좋다고 한다. 

    110~15마리 정도인데 가격은 3만 원 선으로 3~4인 가족이 먹기에 충분하다.

  대명포구 어판장에서 판매하는 횟감은 100% 자연산이라며 당일 잡은 물량을 팔기 때문에 신선도도 최고라고 상인들은 입을 모은다. 

    가격도 선주들이 직접 어판장을 운영하고 있어 비교적 저렴하다고는 하나, 필자는 서울의 대형 수산시장과 비교 했을 때 차이를 별로 느끼지는 못하였고, 선도는 확실히 갓 잡은 수산물이라 싱싱함을 느낄 수 있었다.

 

덕포진

    대명포구를 돌아본 뒤 다시 들어온 방향으로 나가 대명초등학교 방향으로 나가 좌측으로 600m가면 덕포진이 있다.

  사적 제292호인 덕포진은 서해로부터 강화만을 거쳐 서울로 진입하는 길목의 천혜 군사 요충지로, 임진왜란의 쓰라린 체험을 겪은 조선 선조 때 처음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이후 덕포진은 1866년 병인양요와 1871년 신미양요 당시 조선 수군 300여 명이 프랑스와 미군에 맞서 치열한 포격전을 벌였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대명포구에서 바라 본 초지대교

 

 

 

 

손돌목 

    발굴 당시 발견된 유물을 전시한 전시관을 둘러본 뒤, 계단을 올라서면 강물처럼 흐르는 염하와 강화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로 옆으로는 손돌이라는 뱃사공의 묘가 있다.

    뱃사공 손돌은 고려 고종이 원나라의 침입을 피해 강화도로 떠나는 피난길을 안내하다 왕과 신하를 태운 배가 염하의 거센 물살로 크게 흔들리기 시작하자 신하들이 손돌이 왕을 죽이려는 것으로 오해하고 그를 칼로 내리쳐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쓰러진 손돌은 마지막으로 표주박을 물에 띄우며 이 바가지를 따라가면 무사히 강화도에 도착할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뒀다. 

     그의 말대로 무사히 강화도에 도착한 왕은 뒤늦게 자신이 경솔했음을 깨닫고 억울하게 죽은 손돌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손돌의 죽음을 거두어 이곳에 묘를 세웠다는 이야기가 내려오고 있다.

    덕포진 앞의 좁은 물목을 손돌목이라 불리게 됐고 손돌이 죽은 1020일게 마다 어김없이 큰 바람이 불어 지금도 이를 `손돌바람'이라 부른다. 

    대명포구는 일산대교가 개통되면서 김포 인근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수도권 서북부지역 주민들이 가까이에서 역사 유적지 답사와 서해의 해산물을 쉽게 즐길 수 있는 두 배의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곳이다. 

 

 

덕포진

대명함상공원 

    김포시가 대명포구 앞바다에 453748규모의 함상공원을 개장해 덕포진과 애기봉을 연계한 관광지역은 대명포구 주차장을 지나 함상 관람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하면 자녀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함상공원은 한국전쟁에 투입됐던 퇴역군함을 전시하여, 인공암벽과 체험, 전시 및 영상실 등의 시설을 갖추어 놓고 있다.

 

 ▲함상공원 앞의 넓은 공원 이 앞에 함상공원 매표쇼가 있다

 

작은 마을의 포근한 온천

    대명포구 맞은편 약암 온천이 바로 그곳이다.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는 천연 홍염 온천수는 400m 지하의 암반에서 끌어올린 해수인데, 철분과 무기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밖으로 나온 지 10분쯤 지나면 색깔이 붉게 변한다.

    그래서 홍염천(紅鹽泉)이다.  강화도령이었던 조선 철종 임금도 이 지역을 행차하던 중에 눈병이 나자 이 물로 눈을 씻었더니 눈병이 나았다고 전해지며, 그 뒤로 `약암'이라 불리게 됐다고 전한다.

 

 

대명포구 찾아가는 길

  최근 일산대교가 개통되면서 수도권에서는 어렵지 않게 대명포구를 찾아갈 수 있다.

    또는 올림픽대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김포 제방도로를 따라가다가 김포시 양촌면의 누산삼거리에서 352번 지방도를 타고 양촌면, 대곶면 소재지를 거쳐 직진하면 바로 대명포구 입구에 당도하게 된다. 

    일산대교를 이용하면 김포방향으로 건너와 우리병원을 지나 걸포 나들목에서 국도 48번 도로로 진입해 초지대교 방향의 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갓 잡아 올린 숭어들

 

  

 

 

▲장애인을 위한 전용주차 공간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춘 화장실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춘 화장실 내부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춘 화장실 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