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사람 보미 / 淸岩 두 번의 수술로 생과 사의 기로에서 마음 둘 곳 없이 갈팡질팡 거리다가 삶의 무게로 지쳐 휘청이고 있을 때 인터넷에서 스치는 바람의 인연으로 우연히 만났던 해맑은 사람 보미. 지워지지 않았던 메일 한 조각으로 얼어붙은 임진강 건너 날아온 소식 10년 세월 넘어 달려간 반가운 해후. 차갑게 잡은 뜨거운 손 어떻게 살았느냐 질문에 작은 미소로 답하는 보미. 한 가정의 모녀 가장으로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 몰라보게 변해버린 너의 모습. 모질게 견뎌온 세월의 이야기 금방 쏟아져 바다가 될 것 같은 눈망울. 파랗게 얼어 버린 임진강가에 앉아 지내온 시간을 이야기하며 가늘게 떨리던 작은 음성이 기어이 폭포같은 눈물 쏟아내고 애써 옷는 맑은 사람 보미. 차마 이 순간의 손길 놓을 수 없어 김치랑 콩이랑 고춧가루랑 간고등어 한마리... 오라비에게 바리바리 싸주며 짧은 해후 가슴에 묻어 달라던 너 내가 힘들 때 꽃으로 피어주었던 보미 오늘도 펄펄 눈내리는 임진강게에서 가슴으로 기억하고 돌아온 오늘.
가슴을 저미는 서러운 이야기
이제야 갚으려 했는데, 이제는 갚을 수 있는데
기어이 뿌리치는 손길
네 모습을 찾아 헤메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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