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하늘의 종이비행기(시집)

맑은 사람 보미

서울의푸른하늘 2011. 1. 28. 00:14

맑은 사람 보미 / 淸岩

 

 

 

두 번의 수술로 생과 사의 기로에서

마음 둘 곳 없이 갈팡질팡 거리다가

삶의 무게로 지쳐 휘청이고 있을 때

인터넷에서 스치는 바람의 인연으로 

우연히 만났던 해맑은 사람 보미.

 

지워지지 않았던 메일 한 조각으로

얼어붙은 임진강 건너 날아온 소식

10 세월 넘어 달려간 반가운 해후.

 

차갑게 잡은 뜨거운 손

어떻게 살았느냐 질문에

작은 미소로 답하는 보미.

 

한 가정의 모녀 가장으로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

몰라보게 변해버린 너의 모습.

 

모질게 견뎌온 세월의 이야기
가슴을 저미는 서러운 이야기

금방 쏟아져 바다가 될 것 같은 눈망울.

 

파랗게 얼어 버린 임진강가에 앉아

지내온 시간을 이야기하며

가늘게 떨리던 작은 음성이 

기어이 폭포같은 눈물 쏟아내고

 

애써 옷는 맑은 사람 보미.

 

차마 이 순간의 손길 놓을 수 없어

김치랑 콩이랑 고춧가루랑 간고등어 한마리...

오라비에게 바리바리 싸주며

짧은 해후 가슴에 묻어 달라던 너

 

내가 힘들 때 꽃으로 피어주었던 보미
이제야 갚으려 했는데, 이제는 갚을 수 있는데
기어이 뿌리치는 손길

오늘도 펄펄 눈내리는 임진강게에서
네 모습을 찾아 헤메이다가  

가슴으로 기억하고 돌아온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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