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이유

강화도 동검도 석모도 여행기

서울의푸른하늘 2016. 3. 24. 00:00

겨울은 내게 긴 인내와 침묵의 시간이다.

아마 많은 장애인들이 그러할 지도 모른다.

더욱 나이가 들어가며 춥고 더운게 싫다. 아니 견디기 어려운지도 모른다.

이젠 옷이 무거운 것도 싫고 두꺼운 것도 싫다.

그냥 편한게 좋다.


애벌레가 번데기 처럼 웅크리고 인내하며 때를 기다리다가

기어이 탈피하고 신세계를 향하듯

옷을 하나하나 벗어버리니 정녕 밖은 봄이 온듯하다.

겨우내 묶었던 몸과 마음의 찌들음을 털어버리고

먼지 쌓인 나의 愛器인 카메라의 먼지를 털어내고

지난 주 이어 또 봄마중을 나왔다.


늘 마음의 위안을 주던 강화도와 동검도 그리고 석모도의 봄을 찾아 떠났지만

햇살만 부시고 겨울의 끝자락에 매달린 바람은 손끝을 시리게 한다.


지는 해에 물비늘이 눈시리다.

아름답다.

다음엔 붉은 석양을 만나러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