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평항 십오야
달빛 교교히 흐르는 궁평항
이슬 젖은 낚싯대를 비켜 앉으니
비린내 가득한 선착장도 잠들었다
세상 모두가 고요히 잠들고 말았다
십오야 둥근 달 파도에 흩어지니
월광에 취해 은하수에 빠진 여명
소스라쳐 벌떡 일어나 긴 하품하는 새벽
깊은 심연에 빠진 칠흑 같은 세상으로
어둠 박차고 히벌떡 일어서는 태양
늙은 아비 실은 통통배
숨 가쁜 기침을 토하며
수평선 너머 아득히 멀어져 가고
붉은 해가 여명을 태우니
세상은 더 빨갛게 밝아 오른다
장엄한 하루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