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올 것 같은 기대에 카메라를 무겁고 거추장하기는 하지만 망원렌즈카메라와 접사하기 편한 단렌즈카메라 두대를 들고 집을 나섰다.
주말 아침시간, 아내와 모처럼 주말이라 쉬고 있는 딸아이를 함께하자고 달래어 궁평항을 향해 고속도로를 달렸다.
아직은 겨울의 끝이라 바람은 쌀쌀했고 볼에 스치는 바람은 차가왔으나, 햇살은 따뜻했다.
모처럼 아내와 딸의 사진을 찍어 본다.
토요일이라 모처럼 집에 있겠다는 딸아이를 달래어 바닷가에 오니 딸아이가 더 좋다고 한다.
궁평항에 바다로 이어진 산책 데크에는 꽃샘바람으로 쌀쌀했지만 햇살은 좋았다.
내가 가장 즐기는 것은 낚시와 사진찍는 일이다.
낚싯대와 카메라만 들면 무아지경에 빠진다.
어느덧 훌쩍자라 성인이 된 큰아이, 멀지 않아 내 품을 떠날 것 같아서 더욱 이러한 시간이 내겐 귀하다.
생각보다 쌀쌀한 바람에 뜨거운 커피를 사들고 오는 모녀가 다정하다.
물빠진 바닷가를 바라보다가
무엇을 발견한 모녀
딸아이 표정이 심상치 않다.
아내가 돌 틈에서 무언가 열심히 잡는다.
돌틈에 작지만 다닥다닥 붙어있는 생굴을 따먹는 아내의 모습에 딸아이 모습이 일그러진다.
맛있냐는 딸아이 물음인듯한 모습에 아내는 해맑게 웃는다.
올 여름 시간이 허락하면 아들녀석과 낚시채비하여 와야겠다.
그래서 아내와 밝게 포즈를 취해보았다. 딸아이가 아내와 나를 찍어 주겠단다.
세월은 참으로 유수와 같다더니, 품안에 있던 녀석이 벌써 20대를 훌쩍 넘었다. 참 빠른 것이 세월이다.
모녀의 밝고 맑은 표정이 내가 사는 이유이다.
한동안 사진 스케치를 하며 찬바림을 쐬었더니 급격하게 체온이 떨어져서 힘들었다.
차안에 들어와 몸을 녹이고 휴식을 취하면서 모녀가 다정한 이야기 주고 받는 것을 차안에서 망원렌즈로 찍었다.
몇 년전까지 매향리 무인도 섬에 공군 사격훈련장으로 떨어진 포탄들을 모아둔 곳에서 실제 비행기 포탄의 잔해를 보며 놀라는 아내의 표정을 순간 포착하였다.
서대가 잘 말라 먹음직하여 한두룹 샀다 .
생각보다 싸진않았다.
그리고 오늘 처음 알았다.
서대 이 놈도 국산이 아니란다.
이젠 국산 찾기 힘든 세상이다...
지금 제철인 개불 어시장에 한창이다.
아내와 딸이 좋아하는 생선회 그래서 돔을 큼지막한 놈으로 골랐다.
어시장에서 즉석에서 떠주는 횟집이라도 곁들임은 격식을 갖추어져 푸짐하게 나왔다.
봄철에만 먹을 수있는 게불이 임맛을 돋군다.
봄철의 미각 멍게도 싱싱했다.
입가심으로 시원한 바지락 칼국수 국물은 따듯하게 몸을 덥혀주었다.
어시장에는 지금 제철인 고막과 피조개가 그리고 새조개가 싱싱함을 자랑하고 있다.
가리비와 키조개 그리고 맛조개 등도 싱싱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제철인 조개들이 싱싱함을 자랑하고 있지만 요즘은 수입조개류들도 있다하니,
수입산과 국내산 식별능력이 없는 우리 같은 서민들은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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