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부딛치는 자아의 물음에
답을 찾지 못해 더욱 답답한 가슴을 누르는데
가을이면 찾아오는 몸살로 우울증이 더욱 심하다.
추석 연휴가 끝나는날
무작정 차를 몰아 가을 속으로 떠났다.
목적없는 길을 떠났기에 본능적으로 익숙한 김포 끝자락까지 달리다가
이정표 방향을 따라 인천항으로 통하는 김포아라뱃길로 들어섰다.
이미 그곳엔 가을이 와 있었다.
내 눈에 비친세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아직도 공사가 진행중인 아라김포 여객너미널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일부 시설물이 완공되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미 자리 잡았다.
인천에서 집적 들어오는 화물을 하역하게될 부두.
컨테이너항구 그 넓이가 광활한 들판이었다.
어디가나 자전거길을 조성해 놓아 휠체어가 다니기도 좋았다.
곳곳에 배가 통과하도록 아취형 다리의 곡선이 돋보였다.
뛰어난 건축기술로 다리의 교각이 절제되고
다리상판을 강철와이어로 고정한 사장교의 디자인이 빼어났다.
눈시리게 푸르른 가을하늘의 드높은 구름은
가을몸살을 하는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고 하늘은 높고 푸르기만하다.
한 대의 차도 지나지 않는 인적없는 정막한 도로가에 코스모스가 끝이없이 만발 했다.
코스모스가 만발한 길을 따라 끝닿은 하늘의 시선엔
허공을 채우는 빈마음만 가득했다.
욕심없이 살기엔 현실의 삶이 너무 고달프고
빈마음을 채우기 위한 현실은 너무 부족하여
그져 하늘만 바라보다가
끊어버린 담배가 지금 너무도 그립다.
세상사는 방법을 터득하고서도 노력을 하지 아니하는 것은
스스로 삶은 포기한 것과 같은 것과 같다.
끝없는 코스모스 길을 따라 왔건만 결론은 없다 자책밖에...
뜨거운 햇살을 참고 견뎌야만 빛깔이 선명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자연의 지극히 평범한 섭리를 미모한 식물들도 깨달았기에
더욱 선명한 꽃을 피운 들판에서
머리숙여 반성한다.
김포에서 시작하여 인천항까지 뱃길이 끝나는 약 30km의 물길 양쪽에 조성 된
자전거 길과 산책로 그리고 나란한 도로는
그야말로 그림 같이 아름다왔다.
아라파크웨이를 출발하여 인천항까지 도로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이다.
이미 항구는 개통되어 여객선은 오가는데
정부와 서울시간의 조화롭지못한 정책으로
정치적 발목잡기는 옳지 않은 것임을 위정자들은 반성을 해야한다.
청운교 아래 정서진까지 다다를 무렵 자동차는 더 갈 수 없었다.
공사구간 끝이자 바로앞이 인천항이다.
차를 세우고 자전거길로 휠체어를 타고가니 바로 바다가 환히 눈앞에 나타난다.
청운교 교각 그늘에 한참을 앉아 사람구경을 하고서
되돌아 오는 길에 다리위에 올라 뱃길을 찍었다.
한폭의 그림이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휠체어를 타고 그림을 담는 것이 각도에 한계가 있어
더 좋은 그림을 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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