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가족나들이가 이젠 생활 습관처럼 되었다.
가까운 수도권 근교엘 잠시 드라이브겸 다녀오면
아내와 아이들이 좋아한다.
모처럼 주말 한가로이 낮잠을 청했다.
아내는 아들을 졸라 뒷동산엘 가자고 사정한다.
그러나 아들은 요지부동이다.
어설픈 잠결에 좀처럼 깊이 잠들지 않는다.
벌떡 일어나 아이들과 오후의 드라이브를 했다.
김포 들녘엔 이미 모내기가 끝나있었고,
화창한 하늘을 보며 초지대교를 건너 강화 해안 도로를 달렸다.
갯벌이 드러난 바닷가 산모롱이에 아카시아가 만개하여 예쁜 향기를 뿜고 있었다.
넓은 광장에서 디스크골프를 날리며 아내와 아이들은 즐거워한다.
카메라를 꺼내어 표정을 담아 봤다.
6월5일-성하의 계절이 임박했다.
맑은날 강화섬 산모롱이 산기슭에 아카시아 꽃이 만발했다.
아들 창록이와 큰딸 하늘이 그리고 아내가 플라잉디스크를 마음껏 날렸다.
딸아이는 재밋다며 환호를 한다.
아내도 아이들처럼 즐거워하며 디스크를 힘껏 날린다.
땀을 뻘뻘흘리며 즐거워한다.
내 차례라고 아들이 손짓한다.
딸아이 미소에 나도 즐겁다.
딸아이의 천진한 미소 만큼 멀리 날아가지 못했다.
아들이 웃어죽겠단다.
결국 잘못 날린 디스크가 갯벌로 날아 갔다.
아내가 갯뻘로 주우러 간다.
갯벌로 날아간 디스크를 주우러 간 아내가 맨발로 들어가더니,
아이들을 향해 던져버리고 아예 갯뻘에서 나오려 하지 않을 조짐이다.
아니나 다를까 갯벌흙의 촉감이 좋다더니 방향을 바다로 바꾼다.
딸아이가 바다로 가는 아내를 보며 어리둥절한다.
그러더니 딸아이도 함께 따라간다.
아들도 디스크를 한손에 들고 따라 들어간다.
그리고 이내 지엄마를 부축하더니
세 사람은 바다를 향한 모험이 시작됐다.
아이들도 점점 이끌려 간다.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광활한 뻘로 나간다.
갯뻘을 헤집더니 무언가 발견한 모양이다.
어디서났는지 아내가 뾰족한 꼬챙이를 들고 간다.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관심으로 시선을 함께한다.
그러더니 이내 딸아이가 소스라치게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 돌아 뛰어 나온다.
발밑에 작은 생명체들이 낮설게 느껴 졌는지 소리치며 징그럽단다.
완전히 세사람은 모험과 호기심의 충동으로 열심히 관찰한다.
갯뻘 끝자락 너머 아른아른 영종대교가 눈에 들어 왔다.
얼리서 바라보니 영종대교의 선이 무척 빼어났다.
딸아이는 갯벌의 생명체에 혼비백산 튀어나오더니
부녀간의 모험은 해질녘까지 이어졌다.
딸아이는 겁이나 더 이상 들어가질 못한다.
동생이 가까이오자 그제서야 용기 내어 바닥을 관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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