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이유

제30회 장애인의 날 "올 해의 장애인상 수상자"

서울의푸른하늘 2010. 4. 26. 15:11

 “장애인 400쌍 결혼 성사시켜”… 사랑 이어주는 ‘전령사’

오늘 장애인의 날… ‘올해의 장애인상’ 최부암씨

 

 

           ▲ ‘올해의 장애인상’을 받은 최부암(오른쪽)씨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선규기자 ufokim@munhwa.com

 

 

 

    “그동안 400쌍의 장애인 결혼을 성사시켰는데 아직 멀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결혼대상자 자료가 10만 명이니 앞으로 계속 이 일을 할 겁니다.”

 

    20일 제30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올해의 장애인상’을 수상하는 최부암(54·지체장애 1급)씨. 한국장애인문화협회 상임부회장을 맡고 있는 최씨는 장애인들에게 ‘사랑의 매치메이커(matchmaker)’로 통한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장애를 앓게된 최 부회장은 지난 198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장애인결혼 프로그램인 ‘푸른하늘 맞선대회’를 개최하기 시작해 결혼문제로 고통받는 장애인들에게 희망이 돼왔다. 최 부회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 여성 간호장교와 중증장애인을 연결시켜 준 일이다.

 

    “어느날 장교 출신 여성이 저를 찾아와 중증 장애인을 소개시켜 달라고 하더군요. 사정을 들어 보니 군대 시절 간호하던 사병과 집안의 반대로 결혼을 하지 못해 상처를 받았는데 유형이 비슷한 장애인을 만나고 싶다고 했어요. 이후 제가 소개한 장애인과 결혼으로 골인해 지금 행복하게 잘살고 있어요.”

 

    최 부회장은 아직 장애인의 결혼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여성 장애인들의 대부분이 출산이나 양육에 대한 두려움, 가사노동의 핸디캡 등으로 결혼을 기피하거나 미루면서 예전에 비해 장애인결혼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실제 설문조사 결과 혼인을 원하는 남성 장애인이 100명이라면 여성 장애인은 10명도 채 안 된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이어 “정부기관 등에서 장애인 임신과 출산 등에 대해 관심과 배려가 없으면 이런 차이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사회적 관심을 주문했다. 최 부회장은 그러나 “유럽의 선진국들은 장애인 복지 정책이 최소 50년 이상 시행되며 다듬어진 데 반해 우리나라는 이제 20여년만에 세계에 유례없는 장애인콜택시 등 각종 제도가 자리잡고 있다”며 “앞으로 편견이 많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장애인의 날 기념식을 열고 최 부회장 등 24명에게 훈·포상했다.

 

 

문화일보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 | 기사 게재 일자 : 2010-04-20 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