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 淸岩:최부암
머얼리
찹쌀떡 메밀묵 간절한 절규에
개 짖는 등 시린 외침
별빛도 추위에 진저리치고
밤은 깊어만 가는데
잠을 잊은 눈동자는
충혈로 몸살하니
욕망에 고픈 가슴은
허기로 외로움을 채운다
동지섣달 삭풍은
아린 상처를 남기고
굶주린 가슴은
그리움으로 고프다
추야장 기나긴 밤
꽁꽁 언 칼바람
목놓아 울던 나목에
백설로 고요히 내려앉아
세상은 하얗게 빛난다
책 속의 글들은 밤새워도
재잘거리는 참새 마냥 지치질 않는다
아직도 못다한 살아내야 할 날들이
굶주린 야수의 욕망으로 이글거리는데
밤새워 충혈된 눈동자
침상 위에 외로이 뒹굴며
아직도 못다한 애절한 삶이 겨워서
천장만 멀거니 바라보니
멀리서 컹컹 짖는 늙은 개 울음에
여명도 놀라 긴 기지개로 포효하고
밤새운 눈동자는 초점을 잃었다
그래도 아직 너에게는 내일이 있다
펄펄 끓어오르는 욕망이 있다
가슴 깊이 타오르는 미래가 있다
아직도 못다한 사명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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