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하늘의 종이비행기(시집)

겨울밤

서울의푸른하늘 2014. 12. 8. 20:45

 

 

 

 

 

  

겨울밤 / 淸岩:최부암

 

 

 

머얼리

 

찹쌀떡 메밀묵 간절한 절규에

 

개 짖는 등 시린 외침

 

별빛도 추위에 진저리치고

 

 

 

밤은 깊어만 가는데

 

잠을 잊은 눈동자는

 

충혈로 몸살하니

 

욕망에 고픈 가슴은

 

허기로 외로움을 채운다

 

 

 

동지섣달 삭풍은

 

아린 상처를 남기고

 

굶주린 가슴은

 

그리움으로 고프다

 

 

 

추야장 기나긴 밤

 

꽁꽁 언 칼바람

 

목놓아 울던 나목

 

백설로 고요히 내려앉아

 

세상은 하얗게 빛난다

 

 

 

책 속의 글들은 밤새워도

 

재잘거리는 참새 마냥 지치질 않는다

 

아직도 못다한 살아내야 할 날들이

 

굶주린 야수의 욕망으로 이글거리는데

 

 

 

밤새워 충혈된 눈동자

 

침상 위에 외로이 뒹굴며

 

아직도 못다한 애절한 삶이 겨워서

 

천장만 멀거니 바라보니

 

 

 

멀리서 컹컹 짖는 늙은 개 울음에

 

여명도 놀라 긴 기지개로 포효하고

 

밤새운 눈동자는 초점을 잃었다

 

 

 

그래도 아직 너에게는 내일이 있다

 

펄펄 끓어오르는 욕망이 있다

 

가슴 깊이 타오르는 미래가 있다

 

아직도 못다한 사명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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