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 불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찬란히 피어나 어둠을 밝히는 불꽃이여
이사도라의 맨발 같이 춤추는 불꽃이여
차라리 너는 고고한 한줄기 붉은 튤립
질곡의 서러움 가슴 깊이 감추고
홀로이 제풀에 서글퍼
시울에 가득 찬 청빈한 눈물
내 인생 밝히는 불꽃으로 태어나
외롭게 홀로이 아름다워라
타오르면 타오를수록 오묘한 당신은
나의 반쪽
꽃은 향기를 품고 살지만 스스로 맺지 못해
나비를 사모하듯
연기처럼 사라져가는 당신의 자양분으로
비로소 향기를 발산하는 나는
당신의 꽃
영롱한 불꽃이여
가없는 당신의 희생은
내 인생을 밝히는 영원한 구도자
소멸의 절망에 물들지 않고
더욱 더 찬연하게 빛나는 당신
내 차마 바라 볼 용기조차 없어라.
註) 이사도라-미국의 현대 무용가 이사도라 던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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