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하늘의 종이비행기(시집)

당신과 나는 전생의 어떤 인연이었길래....

서울의푸른하늘 2010. 1. 8. 16:49

당신과 나는 전생의 어떤 인연이었길래....

 

당신의 마음 고이고이 접어

푸른하늘에 보내온 사연

가슴에 채우고 채워도 채워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채우려 해도 넘치고 흘러내려

결국 기쁨으로 지쳐버렸습니다.

 

이 반가움과 기쁨은,

석촌호수에서 처음 만났던 순간 보다 더

반갑고 기뻤답니다.

 

당신과 나는

전생에 어떤 인연으로 맺어 졌기에

당신의 생각만 하여도

구름 위에 누운 것 보다 더 포근해지는

내 마음은 무슨 까닭입니까...

낭랑한 음성이 전파를 타고 들려 올 때면

마치, 한 잔의 알콜이

내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퍼지 듯

나른하고 안온한 편안함이

내 가슴 깊은 곳으로 내려앉습니다.

 

당신과 나는

전생에 어떤 인연이었기에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이토록 내 가슴을 까맣게 태워버리시옵니까.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위한

다른 이정표를 향하여 가야하거늘

나만을 생각해 달라고

어린애 같은 떼를 쓰는 심술을

밉다하지 않는 당신.

 

당신이 지고 가야 할

멍애 조차 역겹거늘

내 심술까지 받아 달라는 투정에

당신은 언제나 웃고만 있습니다.

난 당신을 향한 마음만 보내고

한시라도 지울 수 없는 당신의 생각으로

깊어 가는 가을날의 裸木처럼 야위어만 갑니다......              2001.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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