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마을 아침
물 맑은 샘마을
눈 시린 햇살
구룡산 새벽안개 거두어
아침을 깨우는 뻐꾸기
샘마을로 나도야 간다
희벌떡 달려 나오는 태양
헤멀쓱 웃는 해바라기
감나무 이파리 팔랑이는 뜨락 아래
채송화 꽃 붉게 타오를 때
풀잎에 매달린 이슬은 뾰족이 빛나고
갓 길어 올린 냉수 한 모금으로
뱃속까지 얼어붙은
상쾌한 입술
보리고추장 한 종지와
노랗게 익은 오이지랑
새파랗게 약오른 풋고추랑
깻잎 한아름 뜯어다
말갛게 행구어 놓고
이 모두를
아침 식탁에 올려도 좋으리.
1985.7.7. 일요일 아침 샘마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