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이유

무의도를 가다.

서울의푸른하늘 2012. 7. 15. 00:00

장마가 시작되더니, 주말만 되면 비가온다.

그래서인지 몸이 무겁고 힘들다.

이런 날은 비오는 거리를 드라이브하는 것도 매력있는 일이다.

아내에게 비오는 바닷가를 드라이브 하자고 하니, 신이났다.

여자는 이렇게 작은 일에도 좋아한다.

언제 준비했는지 냉장고에 있는 과일과 스낵을 담은 쇼핑백을 들고 나선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는 좀 비싸기는 하지만  깨끗이 정비된 도로이어서 인지

빗길도  시야가 선명하고 깨끗하다.

바닷가를 돌아 가벼운 드라이브하자고 해놓고선 잠진도 바닷가를 도착하니,

무의도 가는 선착장이 보인다.

즉흥적으로 일을 저질렀다.

아내는 돌아가자면서 배표를 사오라고 카드를 주니

사양하는 척 하더니, 매표소에 얼른 표를 끊어 온다. 

순진하긴...

비가 올줄 알았던 잠진도는 구름이 잔뜩 끼었어도 시야가 좋아 사진 찍기 아주 좋은  날이었다.

배를타고 5분여를 가니 무의도에 금방 다달았다.

내 눈에 비친 무의도 풍경을 담아보았다.

 

인천공항으로 달리는 고속도로 너머로 바닷가해안선이 아름답다.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여객기 아내가 순간 포착을 했다.

어릴적 비행기는 꿈을 실은 희망이 었다.

 그래서 인지 아내도 비행기를 좋아한다.

 

 

잠진도로 가는 도로가 바다위에 떠있다.

예전에는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다가 건넜으리라.

차로 건너기 보다는 걸어갈수만 있다면

걷는 것이 더 좋을 듯한 한가로운 도로. 

 

달리는 차창너머로 보이는 작은 섬들이 너무 아름다왔다.

 

때론 작은 섬에 아담한 집을 짓고 살고 싶은 충동누구나 느낄까...?

소망이 하나 더 있다.

나는 바닷가에 휠체어가 다니기 편한 낚시터를 만들어 놓고 세월을 낚고 싶다.

 

바다를 보면 가슴에 쌓였던 답답함이 파도와 함께 씻겨 간다.

 

이름모를 작은 섬너머 하늘과 바다가 끝닿은 수평선.

하늘은 잔뜩 흐렸지만 바람도 잔잔하여 고요했다.

 

바닷가 파도소리만 들으려 출발했던 것이 무의도가는 배까지 타버리고 말았다.

기껏 5분여 가는 거리이지만 2사람과 승용차 하나의 왕복이 2만3천원이란다.

너무 비싸다는 생각을 했지만 기분의 전환으로 마음은 즐거웠다. 

 

 

선상에서 사람들이 주는 과자를 먹으려 물새들이 달려든다.

 

이곳에서도 생존 경쟁이 치열하다.

 

한 때는 새가 되고 싶었다.

한마리 새되어 원없이 세상을 보고 싶었다.

 

잠깐 생각 속에 빠지기도 전에 무의도 선착장에 닿았다.

 

배의 앞문이 열리고 무의도가 시야에 들어왔다.

 

섬으로 들어오는 사람, 나가는 사람 모두 배를 기다린다.

 

드디어 섬으로 올라 왔다.

 

섬의 모퉁이를 돌아서자 시야에 아름다운 섬과 풍경이 눈에 들어 왔다.

 

비오는 바닷가를 아내와 드라이브하고 싶었는데, 비는 오지 않고 짙은 구름만  있었다. 

 

계획을 바꿔 섬을 산책하기로 했다.

 

아내는 힘들다 말은 커녕 오히려 함께 걸으니 즐겁단다.

 

우리는 걸어서 정면에 보이는 소무의도를 잇는 저 다리를 건너서 갔다.

 

 거구의 휠체어를 밀고, 2시간여 동안 꽤나 힘들었을 터인데 즐겁다니, 부부간에 해서는 않될 말이지만 고맙기만 하다.

 

검푸른 바다를 건너 작은 무인도 한가로이 떠있는 낚시배들의 풍경을  즐기는 낭만이 있었다.

 

신록이 짙푸른 섬너머 바다와 맞다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소원했다.

 

내가 세상을 떠나기 전, 단 한루만이라도 나에 대한 염려를 떠나지 못하는 아내의 무거운 짐을 벗게 해달라고...

 

완만한 경사이지만 꽤나 긴 다리와 오르막과 급경사로 이어진 길을 함께 걷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밀고 다닌 아내의 수고가 새삼 느껴진다. 

 

내 맘을 알아나 주는듯 갈매기가 쉬어가며 우리를 물끄러미 내려다 본다.

 

아마도 물새도 보아서 아내의 수고를 알고 있으리라.

 

다리 정상에 올리 우리가 걸어온 길을 내려다 보니 까마득하게 내려다 보인다.

 

내려다 보이는 조그만 선착장은 끊임없이 낚시꾼을 실은 배가 쉬임없이 드나든다.

내가 낚시를 워낙 좋아하지만 이동이 자유롭지 못해 자주 출조못하는 맘을 달래듯 아내는 아들과 시간내어 낚시배를 타잔다.

 

항상 미소가 떠나지 않는 아내.

 

이러한 사람이 집에만 들어오면 표정이 어두어 진다.

 

왜일까... 어두운 그림자를 떨어버리기 위해서 나는 열심히 살아야한다.

 

소무의도를 건너는 다리의 정상

 

소무의도를 건너면 산책로를 따라 섬을 넘을수 있다.

풍경또한 빼어나게 아름다우리라...

그러나 나는 갈 수 없어 상상만 한다.

 

그래도 지금 우리는 얼마나 살기 좋은시대에 있는가...

휠체어를 타고 높은 이곳까지 올라 저 아름다운 바다를 내려다 보고있지 않은가... 

불과 20년전만해도 상상할 수 있었나...

현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

 

몇년 전 만해도 보는 즐거움이라도 있기나 있었던가...

작금의 장애인계를 보면 지나치다 싶은 요구를 하기도 한다.

반성할 부분도 많다.

개인 이기가 팽배해서 너무 욕심을 내기도 한다. 

 

지금 모든 시설물에 약자들의 접근을 돕기위한 무장애를 기획하는 이들에게 두고 두고 감사해야 할 일이 아닌가... 

 

소무의도 누리길을 설명하는 표지판을 끝으로 아내와 나는 되돌아 발길을 돌렸다.

 

더 이상 갈 수없어 발길을 돌리는 순간,

현자는 이 상황을 감사해하고

우자는 이 상황을 슬퍼하거나 노여워 한다.

그리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거나 비관한다.

그런데 나는 지금 이 순간 너무나 행복하고 즐거운 것을 보면

현자일까, 아님 바보일까...

 

소무의인도교를 넘으며 수많은 생각을 했었다.

아내는 모를 거야...

 

 

고생해서 다리 정상까지 왔으니, 구지 사양하는 내게 기념사진을 찍어주겠단다.

 

2시간여 섬을 돌고 나니 힘도들고 배가 고파 더 못가겠다는 아내와 식당엘 들어와 음식 주문을 하고 우리가 건너온 저 다리를 찍었다.

 

밴뎅이회 무침과

 

신선한 야채가 곁들인 밥상은 시장기를 더욱 부축였다.

 

 

바지락 칼국수 맛있게 먹었다.

밴뎅이 회무침과 시원한 냉막걸리 한사발 들이키고 싶었지만 운전을 해야하니 마음만 함께 했다.

 

아름다운 섬을 뒤로 하고

 

두어시간 멋진 드라이브와 산책으로 마음을 가벼이하고

 

섬들을 돌아돌아 기약없는 이별을 하였다.

 

만감이 교차하는 내마음을 한대의 담배연기로 태워 보내며

 

직선으로 이어진 고속도로를 달리고 달려서

 

묵은 마음을 털어버리고 집으로 향해 달리니

 

영종대교는 비가내리고 있었다.

 

 

이곳 영종도와 서울은 간간히 비를 뿌리고 있었나보다.

 

 우리가 무의도 섬을 다 볼 수있도록 비 한방울 내리지 않은 것

하나님이 우리부부에게 준 큰 선물이라 감사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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