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이유

두물머리에서 아내와 함께

서울의푸른하늘 2010. 9. 6. 14:53

 

올해는 유난히 겨울도 길었고 4월 한파도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도 길고 열대야도 오래가는가보다.

태풍 곤파스가 지나고  선선해진 날씨지만 

한낮엔 무덥다.

 

지난 토요일 아내와 호젓하게 드라이브를 하였다.

사는 지역상 늘 서해안쪽이 가까이 드라이브를 했었는데

오늘은 양평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두물머리는 잔잔하고 거울 같은 물의 고요함과  

웅장한 느티나무앞에 고요한 호수처럼 자리 잡고있는

물가가 아름다운 곳이다.

 

 

양수리의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의 두지류가 만나 하나가 되는 지점이다.

 

그 지점에 400백년 세월을 지켜온 느티나무가 우뚝 서 있다. 

 

영화의 촬영장소로 너무도 유명한 이곳

 

400여년을 견뎌온 이 느티나무

 

바로 아래 작은 지석묘가 있다.

선사시대 때 물살 고요한 이곳에 인간이 터잡고 살기에 최적지였으리라...

그시절 살았던 인간이 죽은자의 넋을 애도했던 전설이 들리는 듯하다.  

 

지난 시절 나는 고요한 이곳의 풍경을 얼마나 보고 싶어했던가... 

 

수많은 세월을 간직하고, 태초의 전설이 들릴듯한 고요한 물가에서

 

이곳을 그리워하며 몸살을 앓았던 지난 시절을 기억해 본다

 

스스로 휠체어로 접근하여 수면과 가장 가깝게 물을 바라볼수 있는 곳은 아마 이 곳보다 더 좋은 곳은 없으리라

  

이곳에서 낚시라도 할 수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낚시터일텐데... 어른 팔목보다 굵은 강준치가 떼를 지어 있다.

 

양수리를 배경삼아 아내의 밝은 표정을 담아보았다. 

 

천진한 표정이 아이같다.

 

토요일 오후 적지 않은 인파를 피하여 배경을 잡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었다.

 

두물머리 산책로  너무 아름답다.

 

겨울에 눈이오면 아내와 한 번 더오고 싶었다.

 

당장너머 고요한 수면에 태풍이 쓸고간 부유물과 나뭇가지들이 산만하게 하였다.

 

연근을 뽑아 낸 빈자리에 개구리밥이 푸르게 덮었다.

 

물가 길섶에 자란  부초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강아지풀이 여물어 복스럽다.

 

연꽃이 봉오리를 열기 직전이다.

 

아내가 호기심으로 달려간다. 

 

너무나도 향기롭다고 내게 말해준다.

 

이곳에서 재배한 연꽃냉차와 녹차 팔고있었다.

한통을 사려했는데 생각보다 좀 비쌌다.

  

 석창원입구에 작은 개울이 맑게 흐른다.

개인이 작지않은 시간의 세월을 통하여 이루어놓은 분재 정원이었다. 

 

작지만 숱한 세월의 사연을 간직한 것 같은 소나무와

 

작은 물길을 따라 야생초와 분재들이 저마다의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 꾸며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인고의 시간을 보냈을까... 경이로웠다.

 

자신이 하는일이 좋아 일생의 시간을 그곳에 바친 사람은 행복한사람이리라. 

 

아마도 지금 이 정원을 가꾸는 사람도 그러하리라.

 

작은 폭포가 떨어지는 곳의 바위섬에 초목이 자라고 암자도 있다.

 

분재 소품속에서 우리의 정갈한 기품과 멋을 구현한 주인의 정성이 보인다.

 

석창원을 나와  연밭이 무성한 흙길을 아내와 걸었다.

참 오랫만에 느끼는 흙길이다.

 

물위로 봉긋하게 솟은 연꽃봉우리는 신비 그 자체였다.

 

지는 햇살에 수면위로 빛난 꽃봉오리는 연인을 기다리는 설레임과 같았다.

 

얼마나 자태가 교만하게 아름답지 않은가....

 

막 피어난 꽃잎은 생기 발랄한 신비로움으로 셔터를 누르는 나를 설레게 했다.

 

내 카메라 안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을까....

 

 설레이는 마음으로 그림을 담았다.

 

물위로 막 피어난 꽃은  빼어난 자태로 아름답다. 

 

물속에서 피어올라 만개한 보랏빛 자태

 

너무 요염하지 않은가...

 

자줏빛 선명함에 마음 설레이고

 

막 피어나는 모습에서  꽃의 신비함을 더 해준다. 

 

이제 멀지않아 이 계절이 끝나가면

 

첫 겨울에 다시 이곳을 찿아오기를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지는 해를 바라보며 아내가 찍어주는 카메라를 향해 미소지어 본다.

 

두물머리를 돌아 나오는 좁은 도로가 숲으로 무성하여 터널을 이룬다.

 

아내는 나의 설명대로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두물머리 68번길 이정표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