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에 비친 장애인

현 위의 인생 邊走邊唱, Life on a String

서울의푸른하늘 2010. 9. 2. 11:20

 

 다시보는 영화

 

   사람들은 장애인들이 어떻게 생활하는가에 대하여 매우 궁금해 합니다.

   아울러 장애의 원인이나 장애정도에 따라 생활하는 것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이들은 더욱 더 알지 못합니다.

   때문에 장애 유형이 15개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을 구지 설명해가며 이해시키기 보다는 이들의 불편함을 어떻게 이해하고 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편히 다가갈 수 있는 있는가를 알려주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를 위하여 그 어떤 노력보다 한 편의 영화가 주는 감동은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은 제도만으로는 어려운 것입니다.

  차라리 한 편의 영화가 주는 공감이 오히려 어떤 홍보나 설명보다 그 효과가 더욱 큽니다.

 

  태풍 "곤파스"가 서해안에 상륙해 서울을 통과하던 오늘 새벽에 불현듯 잠이깨어,

  한동안 미루어 놓았던 원고들을 정리하지 못한 게으름에 오늘부터 시간을 쪼개어 원고를 정리해 해보고려 합니다.

 

 

 

현 위의 인생 邊走邊唱, Life on a String

 

 

               제 작 국 가: 중국, 영국|드라마|106분 (1991년 제작)

               비디오출시: 1992.12.10(드림박스) 15세 관람가

               감         독: 첸 카이거(Kaige Chen)

               출         연: 황뢰(Lei Huang) 주연

               제         작: 도널드 랜보드 (Donald Ranvaud) / 하라 마사토 (Masato Hara) - Associate Producer

               기         획: 칼 바움가트너 (Karl Baumgartner)

               각         본: 첸 카이거 (Kaige Chen)

               촬         영: 고장위 (Changwei Gu)

               음         악: 시아오-송 큐 (Xiao-Song Qu)

               편         집: 배소남 (Xiaonan Pei)

 

 

  영화의 이해

   동양의 심오한 철학과 삶의 깨달음을 주는 영화로서 서양의 국제영화제에서는 제44회 칸느영화제에 겨우 본선을 진출했던 영화이지만, 동양의 국제영화제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아 92. 국제싱가폴영화제와 92. 이스탄블국제영화제에서 각각 그랑프리를 차지했던 영화이다.

   그러나 1991년 우리나라에 상륙했을 때에 중국의 황당한 활극과 홍콩의 액션영화에 길들여진 중국영화 매니아들의 외면과 흥행사들의 블랙버스타의 상영일수에 밀려나 개봉관에서 제대로 상영도 못하고 내려진 영화였지만, 필자는 지금도 이 영화의 광대한 중국적인 기질이 잘 살려진 웅장한 영상미와 애끊는 현의 감동적인 선율 그리고 동양철학의 심오한 뜻에 감동을 받았던 영화를 꼽으라 치면 단연코 이 영화를 추천한다.

 

  특히 영화 전편에 삽입된 아름다운 현의 음악주제곡과 황뢰(주인공)가 부르는 애끊는 노래 소리는 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이어서 당시 비디오전문대여점과 음악사를 함께 운영했던 필자는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구하려고 노력했었지만 불행하게도 국내음반사에서는 이 음악집을 출시하지 않았다.

  하여 비디오테이프에서 오디오만 출력하여 필자가 직접 전곡을 오디오테이프로 녹음을 하여 매장에서 틀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리고 이 비디오를 아끼던 고객들에게 하나씩 선물하기도 하였던 기억이 난다.

  벌써 18년 전의 일이다. 

 

 

  첸카이거는 중국에서 제5세대 감독으로 불리우며, 패왕별희로 우리의 영화 펜에게 잘 알려진 그는 중국내의 정치가 첨예한 상황으로 치달을 때인 1989년 뉴욕에 있었다.

  그리고 정치적 안정이 이루어진 이후 1990년 중국으로 돌아와 시안에서 정부로부터 중국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문화적인 부분에 힘을 쏟으며 만들어진 영화중 하나가 바로 이 영화였다.

  가장 중국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일환으로 “현위의 인생”을 1991년에 완성했다.

  아울러 이즈음 중국내에서는 중국의 서정을 그려내는 “장예모”감독과 호흡을 같이하는 “공리”라는 여배우가 탄생하였고, “붉은 수수밭”과 같은 중국적인 영화들이 세상에 나오기도 하였다.

 

  이야기를 바로 잡아, “현위의 인생”은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 연주하는 악기의 현이 1000번째 끊어지는 날 눈을 뜰 수 있다는 희망으로 연주에 평생을 바친 장애 노인과 그의 젊은 제자(시각장애인)에게 들려주는 인생이야기가 주제이다.

  특히 중국의 전통적 모습을 서정적으로 그려진 영화로서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갖게 하는 수작이다.

 

 

   “눈 먼 소년의 희망 하나.

   천 번째의 현이 끊어지는 날, 눈을 뜨게 되리라는 믿음.

   그 소년이 현을 켜며 세상을 떠도는 동안 백발의 노인이 되고

   드디어 천 번째의 현이 끊어지는데....

 

   눈을 뜬다는 것은

   세상을 바로 본다는 것.

   멀쩡한 두 눈이 있어도

   야망과 어리석음에 눈멀어 있는 우리들에게

   천 번째의 현이 끊어지는 날은 올 것인가?

 

   백발의 노인이

   전쟁의 한가운데서 현을 켜던 장면을 잊을 수 없다.

   그가 켜는 현은 평화의 메시지이며

   진리를 설파하는 그 어떤 말보다

   위대한 힘을 가진 우주의 울림이 되어 있었다.

 

   눈뜸.

   현 위의 인생에 선 나.

   눈 뜨고 싶다.”

   라고, 어느 네티즌은 인터넷의 포털사이트에 글을 남기기도 하였다.

 

 

 

영화의 줄거리

   옛날, 중국의 어느 곳에 늙은 사부에게서 현을 배우는 눈 먼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스승의 임종을 지키는 자리에서 눈을 다시 뜨게 할 수 있는 처방이 숨겨져 있다는 상자를 받으면서 상자를 열기 위해서는 자신이 연주하는 악기의 현이 일천 번째 줄이 끊어져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던 것이다.

  그 후 사람들로부터 성인으로 추앙받으며 북중국의 넓은 황토지대를 떠돌아다니는 이 노인의 유일한 희망은 시력을 되찾는 것이다.

  어렸을 때 음악을 가르쳐 준 스승의 예언을 가슴에 품은 그의 희망은 삶에 대한 인간의 염원이다.

  맹인 소년은 세상을 떠돌며 열심히 현을 쳤다.

  그의 현의 소리와 노래는 신기에 가까왔고, 싸움이 있는 곳에 평화를 가져오는 신통력마저 생겼다.

  이 노인에게는 '시두'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란수'라는 연인이 있었다.

  노인은 제자인 시두와 어린소녀 란수의 사이가 가까워지는 관계를 엄하게 막으려 했지만, 시두도 란수도 그런 노인의 행동이 단순한 질투라고만 생각하고 무시해 버린다.

  그러나 노인이 두 사람의 사랑을 막으려는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젊은 날 자신의 쓰라린 경험 때문이었다.

  사랑하는 여인을 쫓아 마음이 흐트러지게 되었고, 그토록 자신이 원하던 눈을 뜨게 되기를 염원하는 정신세계에 방해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일천 번째 줄이 끊어지는 날.

  사랑하는 두 사람을 남겨두고 노인은 열린 상자 속의 처방을 들고 의사를 찾아 길을 떠난다.

  60년 동안 자기 수행을 통하여, 싸움이 있는 곳에 평화를, 다툼이 있는 곳에 화해를 이루게 하였던 자신에게 이제 그 보상은 이젠 눈을 뜰 수 있다는 기대뿐이었지만 스승으로부터 받은 처방전은 아무 것도 적혀있지 않은 백지였다.

  오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내와 배려라는 수양만이 인간을 만들고 자신의 염원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눈을 뜰 수) 환상이 그를 현자로 만들었으며,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슬프게 하는 것은 그가 개인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설령 이루지 못한다 하더라도) 늘 끊임없이 연주를 해야 하는 가혹한 현실이다.

  하지만 그의 희망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존재의 의미인 내용이 바로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오래 된 규모가 있는 단골 비디오점을 찾는다면, 분명 이 영화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분명, 우리의 삶에 큰 교훈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