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하늘의 종이비행기(시집)
이슬의 눈물
서울의푸른하늘
2010. 1. 6. 14:52
이슬의 눈물 / 淸岩 최부암
어스름해지는 하늘
후드득, 후드득...
때린다!
빗방울이 때린다
창문과 거리와 도시를 때린다
찌든 세상의 종아리를 때린다.
하늘은
노기 띤 살쾡이 눈으로 번쩍이며
지핵까지 뒤집을 굉음으로 꾸짖는다
호령한다!
졸지에 벗겨지는 가면이 부끄러워
마침내 통곡하는 도시의 속살
솨-아!
괄괄괄
똑똑똑···
투명하고 연약한 물방울이
이토록 사나운 회초리 된 까닭을
우리는 아직도 깨닫지 못한다.
나만의 모양
나만의 향기
유일한 자신의 틀
그것을 고치려 애쓰는 어리석음으로
향기 없는 꽃으로 가면을 쓰고
자신의 틀을 고치려 이리저리 춤을 추다가
갈피 잃은 가엾은 군상들.
꼽재기 찌든 세상을
매정하게 쓸어간 빗물은
새로운 세상의
내 미래
우리의 꿈.
하늘 저편 뚜껑이 열리더니
줄기찬 햇살이 구름 사이로
한 움의 환희를 동반한 채
찬란한 서치라이트를 쏜다.
빌딩 너머 무지개 걸리고
하늘이 빨갛게 웃을 때
도시는 본연의 모습으로 번쩍이며
하루가 긴 한숨을 토하고
땅에 눕는다.
이슬은
매끈한 잎새 위에
투명한 구슬로 곤히 잠든다.
세상은
새로운 미래를 위하여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