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푸른하늘 2010. 1. 4. 12:36

 

(독백) / 淸岩 최부암

 

 

 

 

 

 

가파른 세월 계곡에 서서

 

인생길 돌아보면 볼수록

 

삶은

 

멈춰진 순간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

 

파노라마 필름 같아

 

 

장엄히 떠오르는 유일회성의 아침

 

찬란한 햇살이 어둠을 벗기고

 

세상을 밝히듯

 

삶은 완성된 목표를 향한

 

확실한 목적이 있어야 해

 

혹사 할 수도

 

유용 할 수도 없는

 

 

그래서 더욱 진지한 인생

 

길지 않은 인생

 

물과 같은 인생

 

구름 같은 인생

 

부끄럼 없이 알뜰히 살아야 해

 

육체가 어디 있든 정신은 자유이니

 

세상을 마음껏 날아 보자구

 

유한한 육체를 넘어

 

무한한 욕망을 마음껏 채워 보자구

 

그리고 무한과 유한 속에서

 

순수한 결정체를 남겨 보자구

 

오로지 그것이 삶의 열매 아니겠니?

 

그 열매를 맺고 빛내기 위하여

 

이미 만들어진 틀을 고치려 애씀은

 

차라리 어리석은 자들의 고통일지라

 

자신의 생김과 모양은

 

그 틀로서의 가치를 지닌 채

 

유한(有限) 속에서 영원히 존재 해

 

 

끝없는 우주의 품에서

 

먼지보다 작은 생명의 길이()

 

그 길이가 얼마나 부족하고 짧은 생인지

 

스스로 깨닳고 느끼며

 

삶을 아끼고 사랑하자구

 

 

먼 날

 

무한(無限)의 자연에서

 

한 생명체의 흔적을 맑고 투명하게

 

그리고 찬란하게 남기어 보자구

 

기억하는 자에게

 

그 길을 기억할 수 있도록

 

또박또박 선명한 발길을 남기고 가자구

 

 

인생의 뒤안길이 파노라마 필름 되어

 

선명하게 눈동자에 어린다

 

그러나 훗날의 끝이 보이지 않으니

 

내일을 위하여

 

정신을 밝혀 두자구

 

내일을 밝혀 두자구

 

 

 

찻잔 속에

 

별이 하나 가득 일렁대는 밤

 

독백 속에 밤이 샌다

 

밤을 새운다.